마트에서 실패 안 하는 사과 선택법

사과는 장바구니에 가장 자주 들어가는 과일인데, 이상하게도 실패도 자주 했다. 겉보기엔 멀쩡한데 집에 와서 깎아보면 푸석하고, 단맛이 약하고, 며칠 지나면 금방 물러지는 경우가 은근히 많았다. 특히 아이 간식으로 깎아두려고 사는 날에는 더 신경이 쓰인다. 한 번은 좋은 줄 알고 여러 개를 샀는데, 이틀 만에 한두 개가 눌린 자리부터 무르기 시작해서 “아… 또 실패했네” 하고 속상했던 적도 있다. 그 뒤로는 ‘예쁜 사과’보다 ‘실패 안 하는 사과’를 고르는 쪽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마트에서 장볼 때 실제로 도움이 됐던 방법들을 경험 위주로 정리해본다.
단단하고 묵직한 사과가 실패 확률이 낮다
사과 고를 때 제일 먼저 하는 건 손에 들어보는 거다. 같은 크기처럼 보여도 들어보면 묵직한 게 있고 가벼운 게 있다. 내 경험상 묵직한 사과가 속이 더 꽉 찬 느낌이었고, 맛도 밍밍할 확률이 낮았다. 반대로 크기에 비해 가볍게 느껴지는 사과는 집에 와서 깎아보면 과육이 푸석하거나 수분이 적은 경우가 꽤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먼저 ‘무게감’으로 1차 후보를 고른다.
그 다음은 단단함이다. 마트에서는 세게 누르기 민망하니까 엄지로 살짝만 눌러본다. 이때 말랑한 느낌이 들면 대부분 빨리 무른다. 바로 먹을 거라면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보통은 3~5일 두고 먹게 되니까 단단한 사과가 훨씬 낫다. 특히 아이 간식으로 깎아둘 때는 과육이 단단해야 갈변도 덜한 느낌이 있다. ‘단단하고 묵직하다’는 것만 잡아도 실패 확률이 꽤 줄었다.
겉이 너무 번들거리는 사과는 피하는 편이 낫다
예전엔 빨갛고 윤이 나는 사과가 맛있어 보였다. 그런데 장을 보다 보니 너무 번들거리는 사과는 오히려 미끄럽고, 겉이 인위적으로 반짝이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진 않지만, 내 경험상 그런 사과가 꼭 맛있다기보다는 “보기 좋게 관리된” 느낌에 가까웠다. 그래서 요즘은 윤이 과하게 돌아 ‘반사’가 될 정도면 한 번 더 생각해본다.
색도 마찬가지다. 빨갛게 진하게 물든 사과를 무조건 고르기보다, 색이 자연스럽게 고르게 퍼져 있는지, 한쪽만 유난히 진하게 얼룩진 느낌은 아닌지 본다. 그리고 사과 표면에 작은 점(반점)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단단하고 멍이 없다면 괜찮았다. 오히려 눌린 자국이나 멍이 보이면 그 부분부터 무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건 무조건 피한다. ‘완벽하게 예쁜 사과’를 찾기보다, ‘멍 없는 사과’를 찾는 게 현실적으로 훨씬 도움이 됐다.
꼭지 상태만 봐도 신선도가 어느 정도 보인다
이건 시장에서 장 자주 보시는 분이 알려준 팁인데, 사과 꼭지 부분을 한 번 보라고 했다. 처음엔 “꼭지로 뭘 알지?” 싶었는데, 이후로 계속 보다 보니 확실히 느낌이 있다. 꼭지 주변이 너무 말라 있거나, 움푹 패여 있거나, 주변이 거칠게 갈라진 사과는 집에 와서 보관했을 때 빨리 상태가 변하는 경우가 있었다.
반대로 꼭지 주변이 비교적 깔끔하고, 사과 전체가 단단한 느낌이면 오래 가는 편이었다. 물론 마트마다 보관 상태가 다르고, 입고 시점도 다르니 100%는 아니지만, ‘꼭지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한다’는 습관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실패가 줄었다. 특히 여러 개를 고를 때 하나씩 비교해보면 차이가 더 잘 보인다. 결국 이런 건 몇 번 직접 겪어보면 눈에 익는다.
사과는 집에 와서 어떻게 보관하느냐도 중요하다
사과를 잘 골랐는데도 금방 무른 적이 있었다. 그때 깨달은 게 “고르는 것만큼 보관도 중요하다”는 거였다. 예전엔 과일 바구니에 한꺼번에 담아두고 먹었는데, 그러면 서로 부딪히면서 멍이 생기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한두 개가 먼저 물러지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다른 과일(바나나 같은 것)과 같이 두면 더 빨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사과를 사오면 바로 확인해서 멍이나 흠집 있는 건 먼저 먹고, 나머지는 키친타월로 하나씩 감싸 냉장고에 넣는다. 처음엔 귀찮았는데, 해보면 3분이면 끝난다. 이렇게 보관하면 확실히 오래 간다. 며칠 뒤에 꺼내도 과육이 단단한 상태가 유지되는 편이고, 깎아두었을 때도 물러지는 속도가 덜했다. 사과를 여러 개 사는 집이라면 이 방법이 특히 도움이 된다.
기준이 생기니 장보기가 훨씬 편해졌다
사과를 고르는 기준이 생기기 전에는 마트에서 사과 코너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했다. 손에 들어보고 내려놓고, 색 비교하고, 다시 들어보고… 그러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괜히 피곤했다. 그런데 지금은 간단하다. 먼저 묵직한지 들어보고, 단단한지 살짝 확인하고, 멍이 없는지 보고, 꼭지를 한 번 확인한다. 이 네 가지만 보면 된다.
무엇보다 아이가 잘 먹는다. 사과가 푸석하거나 맛이 없으면 아이는 한두 입 먹고 내려놓는데, 잘 고른 날에는 “또 깎아줘” 하는 말이 나온다. 그럴 때 제일 뿌듯하다. 물론 사과는 품종이나 수확 시기에 따라 맛이 달라서 100% 성공은 어렵다. 그래도 ‘실패 안 하는 확률’을 높이는 게 목표라면, 지금 방식이 나한테는 제일 현실적이었다.
정리하면, 마트에서 사과를 고를 때는 ‘예뻐 보이는 것’보다 ‘단단하고 묵직한지’, ‘멍이 없는지’, ‘꼭지 상태가 어떤지’ 같은 기준이 더 도움이 된다. 여기에 보관까지 조금만 신경 쓰면, 사과를 샀는데 후회하는 일은 확실히 줄어든다. 다음 장볼 때는 사과 코너 앞에서 덜 고민하고, 더 자신 있게 고르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