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살 때 내가 보는 것들

계란은 장볼 때 빠지지 않고 사게 되는 식재료다. 아침에 간단히 먹기도 좋고, 아이 반찬에도 자주 쓰인다. 너무 익숙하다 보니 예전에는 그냥 가격만 보고 집어 왔다. 그런데 몇 번은 집에 와서 후회한 적이 있었다. 깨보니 노른자가 퍼져 있거나, 냄새가 살짝 이상하거나, 껍질이 너무 약해서 보관하다가 몇 개를 버린 적도 있었다. 그때부터 계란도 그냥 고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란은 다 비슷해 보여도 막상 써보면 차이가 난다. 비싼 계란이 꼭 좋은 것도 아니고, 싸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었다. 몇 번 실패를 겪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 정도는 보고 사자”는 기준이 생겼다. 아주 까다롭게 고르는 건 아니지만, 장볼 때 계란 코너에서 내가 실제로 보는 포인트들을 정리해본다.
껍질이 너무 얇아 보이는 계란은 피하게 된다
계란을 들었을 때 껍질이 유난히 얇아 보이는 경우가 있다. 표면이 매끈하기보다 너무 매끈해서 불안한 느낌이 드는 계란이다. 이런 계란은 집에 와서 냉장고에 넣어두는 과정에서도 쉽게 깨지거나, 꺼내다 손에서 미끄러져 금이 가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계란 껍질이 너무 얇아 보이지 않고, 적당히 단단해 보이는 걸 고른다. 완전히 거칠 필요는 없지만, 손에 들었을 때 안정감이 느껴지는 쪽이 보관하기도 편했다. 계란은 한 번 깨지면 주변까지 다 치워야 해서, 이 부분을 더 신경 쓰게 된다.
들었을 때 가볍게 흔들리는 느낌이 없는 게 좋았다
예전에 계란을 깼는데 노른자가 퍼져 있고 흰자가 물처럼 흐른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는 계란을 살짝 들어봤을 때 느낌을 본다. 흔들었을 때 안에서 물이 출렁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계란은 피하는 편이다.
아주 정확한 방법은 아니지만, 들어봤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드는 계란이 깨봤을 때 상태도 좋은 경우가 많았다. 마트에서 계란을 세게 흔들 수는 없으니, 손에 들었을 때의 감각 정도만 참고한다. 이 습관 하나로 실망하는 일이 꽤 줄었다.
유통기한보다 진열 상태를 먼저 보게 된다
예전에는 유통기한만 보고 가장 늦은 날짜를 골랐다. 그런데 같은 날짜라도 보관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계란이 진열대에서 흔들려 있거나, 상자가 많이 찌그러져 있는 경우는 조금 꺼려진다.
요즘은 유통기한을 확인하되, 상자가 깨끗한지, 계란이 흔들리지 않고 잘 고정돼 있는지를 같이 본다. 매대 아래쪽보다 위쪽에 있는 계란이 상태가 더 좋은 경우도 있었다. 작은 차이지만 집에 와서 깨봤을 때 만족도가 달랐다.
노른자 색이 진하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버렸다
한동안은 노른자가 진한 주황색이면 좋은 계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러 번 써보니 노른자 색만으로 신선함이나 맛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색은 사료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예전처럼 색에 집착하지 않게 됐다.
오히려 노른자가 또렷하게 모양을 유지하는지, 흰자가 퍼지지 않고 탄력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이건 직접 깨서 써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지만, 여러 번 경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준이 바뀌었다.
계란은 집에 와서 보관 습관도 중요했다
계란을 사오자마자 문 쪽에 꽂아두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문을 여닫을 때마다 흔들려서 그런지, 금이 가는 계란이 종종 생겼다. 요즘은 계란을 냉장고 안쪽, 비교적 흔들림이 적은 칸에 둔다.
또 계란을 씻어서 보관하지 않는다. 바로 씻어두면 오히려 상하기 쉽다는 이야기를 듣고, 필요할 때만 씻는다. 이렇게만 바꿔도 계란을 버리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 와서 어떻게 두느냐도 꽤 큰 차이를 만든다.
자주 사는 만큼, 이런 작은 기준들이 은근히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계란 앞에서 가격표를 번갈아 보며 한참 고민했다. 지금은 기준이 있다. 껍질 상태, 상자 상태, 들어봤을 때 느낌, 진열 위치 정도만 본다. 이 정도만 확인해도 실패할 확률은 많이 줄었다.
계란은 워낙 자주 사는 식재료라 작은 차이가 쌓이면 스트레스가 된다. 기준이 생기고 나니 장보는 시간이 줄었고, 깨서 버리는 계란도 거의 없어졌다. 완벽한 계란을 고르기보다는, 실망하지 않을 계란을 고른다는 마음이 훨씬 편하다.
정리하자면, 계란은 다 비슷해 보여도 고르는 기준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 껍질과 상자 상태를 보고, 느낌을 한 번 확인하고, 집에 와서 보관만 조금 신경 써도 실패할 일은 확실히 줄어든다. 자주 사는 만큼, 이런 작은 기준들이 은근히 도움이 된다.